허윤정 "즉흥적인 거문고 선율, 유럽에서는 '재즈'"
즉흥성 강조하는 거문고 연주자 
퓨전국악그룹 리더로 유럽서도 각광 
재주 많지만 거문고 매력에 푹.. 알리미 자처
허윤정 거문고 연주자가 23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명지병원에서 공연을 열고 판소리 심청가를 연주하고 있다.(사진=이정현 기자)
[고양=이데일리 이정현 기자]“비가 오니 거문고 소리도 촉촉해졌네요.”

넓게 편 초록색 치맛자락 위로 여섯 개의 현이 춤을 췄다. 궤와 궤 사이를 엄지와 중지로 누르고 흔들며 술대로 내려칠 때마다 묵직한 소리가 울렸다. “허이..” 고수의 장단 속에 거문고 산조가 나무 천장과 등 뒤의 병풍에 부딪혀 퍼졌다. 검은 현악기라 불리는 거문고의 성음이 손끝에서 흘러나왔다.

허윤정(50·서울대 국악과 교수)의 연주는 즉흥성에 중심을 둔다. 그는 23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 있는 명지병원 뉴호라이즌힐링센터에서 연주회를 한 후 “우리 선조는 작곡과 연주에 구분을 두지 않았고 연주자가 즉흥적으로 음을 창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며 “과거의 음악을 재연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즉흥적이고 창조적으로 국악을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윤정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 이수자다. 우리 전통을 충실히 이으면서 현대 음악을 접목해 비인기 국악기였던 거문고의 매력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2015년 이데일리문화대상 국악부문 최우수상을 받으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거문고는 선비들의 악기라 불릴 만큼 음색에 남성성이 강하나 그라면 다르다. 현을 강하게 튕기는 우직함과 섬세하고 우아한 떨림이 함께 담긴다.

허윤정은 대금의 이아람, 타악기의 황민왕 그리고 일렉트로닉 기타리스트 오정수와 함께 퓨전국악그룹 블랙스트링을 결성해 2012년부터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유럽의 메이저 재즈 레이블인 ACT과 계약해 화제를 모았다. 2016년 10월에 첫 번째 앨범 ‘Mask Dance’를 냈으며 현재 두 번째 앨범을 준비 중이다. 이날은 한복을 입었지만 블랙스트링으로 활동할 때는 현대 의상으로 역동성을 강조한다.

허윤정은 “유럽에서는 즉흥성을 강조한 국악을 재즈의 한 장르로 받아들이더라”며 “처음 유럽에서 활동할 때는 ‘국악’에 대해 묻는 인터뷰가 많았는데 이제는 ‘거문고’를 물을 만큼 우리 악기에 관심이 있는 외국 기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날 허윤정은 독주곡인 거문고 산조를 필두로 전통요인 ‘새타령’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창작진혼곡인 ‘침묵’, 판소리 심청가의 일부를 연주했다. 전통과 현대음악을 자유롭게 아울렀다. 한국적인 소리가 무엇인지 연구하고 자신만의 음악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허윤정의 현재가 이날 레퍼토리에 담겼다. 황민왕 고수와 김율희 소리꾼이 함께 했다. 

그는 거문고를 놓고 “대중적이기보다는 마니아적인 악기라 길이 좁지만 그만큼 깊게 빠져들 수 있는 악기”라고 표현했다. 한국무용과 아쟁 등 다방면에 재주가 많지만 거문고를 놓지 못하는 이유다. “외롭고 힘들었던데다 어머니도 다른 길을 가기를 원하셨지만 포기하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연주는 한국전통음악의 원형을 보존하고 아카이브를 구축하고자 진행하는 명창명인열전 시즌1의 여섯 번째 공연이다. 이소영 국악평론가가 예술감독 및 사회를 맡고 송현민 평론가가 패널로 참여했다. 국악방송 SNS 채널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5월28일 강은일 해금 연주와 6월18일 김영재 거문고 연주로 이어진다.  

사진=이데일리DB


이정현 기자 2018-04-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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