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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보완대체요법]

음악치료

 

 

 치과 진료실, 내시경실 등 병원에서 음악이 들리는 것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음악은 수천 년 동안 치료에 사용돼 왔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음악이 육체와 영혼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으며, 미대륙의 원주민들은 수 세기 동안 치료 의식에 노래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음악치료가 현대적으로 구체화된 것은 이차 세계대전 이후로, 전쟁의 충격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군인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음악과 치료라는 단어가 결합된 ‘음악치료’는 국내에서는 일반인 뿐만 아니라 의료진들에게 조차 아직 생소한 치료법이다.

 

출처 : gettyimages

 “음악치료가 무엇인가요”, “신나는 음악으로 분위기 좀 띄워주시겠어요?”, “음악치료 선생님이 좋은 노래 한 곡 불러주세요”, “제가 좀 우울한데 이 음악을 들으면 나아지나요?”
 임상에서 경험하는 음악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일반적인 반응이다. 의료진조차 암환자에게 좋은 음악이 무엇인지, 어떤 곡을 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질문을 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럴 때, 이런 음악을 들으면 좋습니다’와 같은 단답식의 처방을 기대한다. 이는 마치 어떤 질병에 어떤 약을 처방할 것인가와 같은 맥락에서 음악치료를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악치료는 훨씬 더 ‘개인적’이고, ‘체계적’이며 ‘능동적’인 활동이다. 음악치료는 정해진 모범답안의 노래나 음악이 따로 존재해, 환자가 약을 먹듯 주어진 음악을 감상하는데 그치는 수동적인 활동이 아니다. 환자는 치료를 위한 ‘체계적 음악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체험함으로써 신체와 정신기능을 향상시키고, 행동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음악을 듣는 것은 이러한 전 과정의 일부일 뿐이며, 이 역시 정답이 없이 상황과 환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다른 음악이 제공된다. 음악치료 또한 다른 일반적인 치료와 마찬가지로 치료목적의 진단과 목표설정 - 음악활동계획수립 – 적용 - 평가라는 체계적 과정을 거친다.

 

중요한 것은 ‘선호도, 동질성, 공감’

 임상에서 음악치료는 각 개인의 요구와 필요를 파악한 뒤 그에 적합한 음악활동을 적용하는데,

이때 첫번째로 중요한 것은 개인이 가진 음악적 선호도이다. 취향에 맞지 않는 음악은 다만 소음 공해이며 스트레스일 뿐이다.

 둘째, 환우가 가진 심리적 상태와 일치하는 분위기의 음악을 제공하는 동질성의 원리가 중요하다. 가령, 암 진단을 받고 우울증을 겪는 암환자는 흥겨운 노래보다는 슬픈 곡조의 분위기에 더 빨리 자극받는 경향을 보인다. 우울증의 치료초기에는 환자의 기분과 일치되는 분위기의 음악으로 시작해 점차 밝은 분위기의 음악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악의 변화로 환자의 심리상태를 이끌어나가는 형태이다.

끝으로 음악치료사는 환자의 상태와 상황에 대해 ‘충분히 함께하는’ 태도, 즉 공감을 가지고 환우들과 함께 해야 한다.

 

 음악감상부터 연주까지, 다양한 음악치료 형태

 음악치료의 방법은 수동적인 음악감상으로부터 시작해, 노래 부르기, 악기 연주 등의 능동적인 활동까지 다양하다. 또한 주어진 음악활동을 단순히 수행하는 활동 중심적인 것으로부터 출발해, 음악활동을 통해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대화로 표현하고, 자신의 고민과 문제를 재정립하는 재교육과정까지도 아우른다. 이를 통해 기존에 해결되지 못했던 정신적, 감정적 문제를 음악을 통해 분출, 해결하는 재조직 과정으로 나아간다.

 예를 들면, 암환자는 선호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죽음에 대한 불안감이나 통증이 완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이 분산되는 탓이다.

 또 평소 선호하던 노래를 부르며 회상하게 되는 애틋한 기억은 긍정적인 정서 경험하게 해준다. 나아가 투병생활 중 자신이 겪게 되는 신체, 심리, 사회적인 변화를 노랫말로 만들어 노래 만들기 작업도 할 수 있다. 특별한 연주 교육이 필요 없는 즉흥 연주를 통해 자신의 정서적 이슈나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표현할 수도 있다.

 

 암환자에 대한 음악치료 효과

 2007년 자료에 따르면 항암치료를 받는 25명의 환자들에게 치료 시 선호하는 장르의 곡을 기타반주로 20분간 불러주었더니 불안, 두려움, 피로, 이완 등의 증상이 대조군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했다.

 이 외에도 지난 20년간 세계 음악치료학계에서 보고되고 있는 100여 편의 암 관련 음악치료 논문에 따르면, 크게 신체 생리적, 심리적, 영적인 영역에서 음악치료가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신체 생리적인 면에서는 통증, 메스꺼움, 피로가 줄어들고 호흡이 안정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음악 치료 결과 심박수와 혈압이 안정되었으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감소 뿐 아니라, 면역력을 높이는 면역 글로불린A나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면역세포(NK cell)의 증가가 확인되기도 했다.

 심리적인 면에서는 불안, 우울, 기분 장애, 긴장감의 감소와 삶에 대한 열정 및 활력 증가, 삶의 질 향상 등의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더불어 사회적인 면에서는 가족•친구와 같은 중요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방향을, 영적인 면에서는 삶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영적 웰빙(Spiritual wellbeing)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으로의 변화를 보였다.

 

 암 극복 뿐만 아니라 창조적인 삶의 회복을 위해

 ‘음악’이 갖는 힘은 수술도구가 닿지 않는 깊은 곳으로부터, 약물처방이 관여하지 못하는 범위의 원초적인 개선을 꾀하는 치료법이다. 음악치료는 현대의학이 다루는 신체 생리적이 측면뿐만 아니라, 일반의학이 직접 닿을 수 없는 다양한 영역에 이르기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과 친숙한 예술 장르인 음악이라는 점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음악치료는 검증되지 않은 민간 요법이 아닌, 현대의학과 공존할 수 있는 유용한 치료법으로 다가온다.

 정신의학자인 칼 융은 “치유란 인간을 창의적으로 만들며, 자신의 존재를 실험하도록 동기를 유발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암으로 투병중인 환자들이 음악치료를 통해, 암의 극복은 물론 내면의 창조성을 획득하고 영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제공>    HIDOC(하이닥)

<작성>

이소영 (명지병원 교수 및 예술치유센터장)
서울대 음대 졸업, 동대학원에서 석사,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예술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소영의 음악비평- 생존과 자유>, <한국음악의 내면화된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등의 저서가 있다.
<작성>
김언지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 음악치료사 )
한국음악치료학회와 한국심상음악치료협회 회원으로,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에서 정신병동, 재활병동의 환우들에게 음악치료과정을 교육하고 있다. 스위스 융연구소에서 분석심리학 과정을 수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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