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장, 신민요 관련 서적 출간 
‘20세기 한국음악의 혼종적 음악하기-신민요를 중심으로’


[미디어고양파주] ‘신민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신민요는 전통음악이 외래음악에 동화된 식민적 변종인가. 아니면 외래음악을 주체적으로 수용해 민요를 현대화시킨 탈식민적 음악인가.

이러한 논쟁의 중심에 있는 20세기 혼종 음악의 대표격인 신민요에 대해 깊이 있는 해석을 한 책이 지난 15일 발간돼 화제다. 책의 제목은 『20세기 한국음악의 혼종적 음악하기-신민요를 중심으로』(민속원 아르케북스)로 책의 저자는 이소영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 센터장이다. 

이소영 센터장은 원래 서양음악과 피아노를 전공했었는데, 어느 순간 국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 계기는 그가 바로 ‘민족음악연구회’에 가입해 활동을 한 것이었다. 민족음악연구회는 서양음악을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전통음악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민족음악’의 가치를 중히 여기는, 일종의 음악운동단체였다. 전통국악에다 서양음악적 요소가 가미된 창작국악이나, 악기 자체도 국악기와 서양악기가 함께 연주되는 퓨전국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의 음악적 연구활동이 큰 전환을 맞게 됐다. 

그리고 박사논문의 주제로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새로운 대중가요 장르인 ‘신민요’를 선정했다. 그에 따르면 일본의 대중음악 요소와 우리나라 국악, 이 두 가지를 섞어서 만든 음악이 바로 ‘신민요’였다. 박사 후 과정 연구교수 5년 동안 신민요를 비롯해 혼종적 음악하기에 대한 심층적 연구에 몰두했다. 다음은 이소영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소영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장은 원래 서양음악과 피아노를 전공했었는데, 어느 순간 전통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 센터장은 신민요를 중심으로 20세기 여러 음악이 교섭한 혼종적 음악에 대한 깊이 있게 연구해왔고, 그 결과 820페이지에 달하는 두터운 책을 펴내게 됐다.
이소영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장은 원래 서양음악과 피아노를 전공했었는데, 어느 순간 전통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 센터장은 신민요를 중심으로 20세기 여러 음악이 교섭한 혼종적 음악에 대한 깊이 있게 연구해왔고, 그 결과 820페이지에 달하는 두터운 책을 펴내게 됐다.


- 우선 이 책의 내용을 요악하면. 

이 책은 크게 4부로 이루어진다. 1부는 일제강점기에 신민요의 장르 형성이 어떠한 역사적·음악문화적 배경 속에서 이루어졌는지를 고찰한다. 2부는 일제강점기 신민요에 나타나는 음악적 특성과 문화적 의미를 읽으려는 시도를 한다. 3부는 신민요 출현 이후 인접 장르였던 재즈송과 만요에서 나타나는 음악적 혼종성을 규명한다. 또한 해방이후 남·북한으로 갈라져 진행된 신민요 계승 과정과 ‘포스트–신민요’의 흐름을 개괄했다. 4부에서는 나의 박사논문에 수록했던 일제강점기 신민요 중 직접 채보한 악보들과 신민요 관련 유성기음반 목록을 총정리한 표를 실었다. 연구자들에게 신민요를 연구하는 1차 자료로 유용하게 쓰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구성했다.  

- 학술적 용어로서 ‘혼종적 음악’을 설명하면.  

여러 장르 음악을 뒤섞은, 이른바 ‘음악적 비빔밥’ 같은 것이 1920년대부터 시도됐다. 그 ‘음악적 비빔밥’에 학술적 용어를 부여한 것이 바로 ‘혼종적 음악’이다. 내 박사학위의 주제도 ‘일제강점기 음악적 혼종성 연구-신민요’로 정했다. 그 혼종적 음악의 축적된 결과로서 신민요가 대중가요 안에서 하나의 장르로 정착됐다. 북한의 창작민요를 제외하고 현재 남아있는 신민요는 대략 600여개다. 신민요가 가요 안에서 한 장르로 정착된 이후에도 재즈송, 만요, 트로트 등과 교섭하며 혼종적 음악은 계속 이어졌다.

-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은. 

박사논문을 완성한 뒤 박사(Post Doctor)후 과정과 연구교수를 거치면서 혼종적 음악 연구를 계속 했다. 이 때 일제강점기 신민요를 기점으로 해방 전과 후의 혼종적 음악에 대한 연구논문들을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를 단행본 책으로 재구성해서 20세기 한국음악의 혼종성에 대한 지도를 신민요를 중심으로 만들어보자는 의미에서 이 책을 쓰게 됐다.  

- 분단 후 남북한 신민요는 어떻게 변했나. 

남북한의 이질성과 공통성이 무엇인가를 볼 때도 신민요가 굉장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분단 전에는 평양의 기생 일부가 경성에 와서 활동하면서 음반취입을 하고 신민요를 많이 발표했다. 그런데 분단이 되자 상당수의 신민요 계승자들이 북한에 남아있게 됐다. 분단 후 신민요를 남북간 비교해볼 수도 있게 됐다. 남북 간 차이는 외래음악을 받아들일 때 자본주의적으로 수용하는냐 사회주의적으로 수용하느냐에 따른 차이다. 

남한은 두 갈래의 신민요가 있다. 한 갈래는 김세레나를 정점으로 한 ‘대중가요풍 안에서 만들어진 신민요’다. 또 다른 갈래는 원래 서양음악적 요소가 다분했던 ‘노들강변’, ‘태평가’ 같은 곡에서 서양적 요소를 제거하고 전통음악적 성격을 부각시킨 신민요가 있다.      

이에 반해 북한은 신민요가 국가 차원의 통제 하에 놓이게 됐다. 따라서 ‘민요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주체적 음악의 건설’이라는 기치 아래 민요풍의 창작민요가 풍성하게 쏟아져나왔다. 북한에서는 자칫 복고주의와 연결되는 전통민요와 주체성을 해치는 외래음악 모두 척결의 대상이었다. 사회주의 건설 이념에 맞춰진 신민요에 대한 평가는 높았다.

- 신민요는 ‘식민적 변종음악’과 ‘탈식민적 음악’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그 질문은 지금 우리가 듣는 모든 퓨전음악에 던질 수 있는 논쟁적 질문이다. 어느 한쪽이 맞다고 하기 어려운 것이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신민요를 두고 한편에서는 음악의 주체성을 중요시해서 식민적 변종이라 보고, 다른 한 편에서는 양악이 물밑듯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그나마 우리 것을 수호해낸 탈식민지적인 음악이라고 본다.
 
신민요는 구분이 힘들 정도로 전통민요와 가까운 것부터 양악적 요소가 다분한 트로트에 가까운 것까지 양 극단을 포함해 음악적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다. 이 점도 이러한 판단을 하기 어렵게 만든다.   

- 책 말미에 악보가 많이 나오는데. 

유성기 음반으로부터 흘러나온, 악보가 없는 신민요를 일일이 채보한 97곡을 정리해서 첨가한 것이다. 남북한의 신민요를 비교할 때는, 신민요 중 가장 유명한 ‘노들강변’이라는 곡에 대한 5가지 국내 버전을 모두 채보해서 북한과 남한 스타일을 비교했다.

- 이 두터운 책을 관통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  

대답하기 어렵고도 중요한 질문이다. 그동안 우리의 민족문화와 끊임없이 들어오는 외래문화가 서로 충돌하고 융합해왔다. 그런데 이 둘 사이의 힘의 균형이 깨져, 우리 것이 완전히 해체되거나 반대로 시대착오적인 문화적 배타성만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이 둘 사이에 어떻게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어떻게 대화로 수렴하는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이런 맥락에서 일제강점기 전후의 신민요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우리 선조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 둘 사이의 힘의 균형을 유지해왔나 라는 문제제기를 해보았다. 그리고 선조들의 사례를 오늘날 외래음악을 수용을 할 때 타산지석으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 좋아하는 음악 장르는 무엇인가. 

원래 서양음악을 전공하며 좋아했던 브람스, 쇼팽 등 클래식이 나에게는 오히려 친정같고 엄마가 끓인 된장찌개같다. 그리고 뒤늦게 그 매력에 빠진 전통음악은 늦바람으로 만난 애인같다.



  • 미디어고양파주    이병우 기자
  •  
  • 승인 2018.12.2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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